지리산 아주 일부분 한쪽을 구경하다.
이끼폭포!!!
몇년전 어느누구의 사진으로 처음 봤을 땐 별 감흥이 없었다.
그냥 아기자기한 이끼골짜기로 물길이 난 정도로 받아 들였다.
이끼폭포를 보러 간다기에 따라나섰지만 이끼폭포 때문이 아니라 그냥 간다니깐 따라 간 거시다.
결론은 잘 따라갔다. 되시겠다.
사진으로 가늠이 좀 힘든데...
폭포의 높이는 한 5~6m 정도 되는 것 같다.
결코 아기자기하지 않다. 이름 그대로 폭포 되시겠다.
이번산행 꼬박 이틀 동안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 식사를 한 곳이다.
딸기님 포즈는 항상 멋지다.
산행 시작이다.
여러 병소를 지나...
다리를 건너고
진입로를 찾아 들어가 잠깐 쉬다
드디어 이끼폭폭에 도착.
장관이다.
표현력이 짧은 관계로 여기까지만....
아기자기한 폭포를 지나는 동안
가필드 양다리에 쥐가나 돌바닥에 드러눕고
수우짱님 딸기님 청개구리님 셋이서 나한테 들러 붙어 떡 주무르듯 마구 주무르는데...
쥐난 것 보다 그게 더 아프더라는...
그래서 그만하라고 소리를 마구 지르는데
닥쳐!!! 하시고 계속 그러시더라는...
아무튼 그렇게 한고비 넘기고...
언제나 그렇듯
안하면 서운한듯
너무나 당연한듯
길을 잃고
알바를 했다.
알바도 그런 알바가 없었다.
이전에 했던 알바는 알바가 아니었다는...
여기까지
폭폭를 보고 알바를 하고 능선을 찾았을 때 까지
좋았다.
능선에 올러 방향을 찾아 비박지로 향하는데
몸이 이상하다. 몸에 힘이 쫘악 빠지며 정신이 가물가물 해지는데...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뭐라 말할수가 없다.
비박지에 겨우 도착 매트리스에 바람 불어 넣는데 한 20분은 걸린듯 하다.
불다 쉬다 불다 쉬다 불다 쉬다.
속도 이상한 것이 뭔가 이상하다.
밥도 고기도 술도 생각이 없다.
청개구리님께서 노루모 한봉을 주셔셔 입에 털어 넣으니
한결 속이 좋아진다.기운도 조금 나는 듯 하다.(이때 그냥 잤어야 했다.)
라면 조금 고기 몇점 술 조금 먹고 잠에 든다.
간밤에 비가 많이 왔다.
내 비비색 폴대 오른쪽 끝엔 폭포도 흘렀다. 내입에서 부터...
간밤에 속은 뒤집어 지고
비는 억수로 쏟아지고
나가기는 싫고...
지퍼 살짝 열고 옆으로 누워 머리만 살짝 내놓고 시원하게 게워낸다.
건더기는 하나 없고 물만 나온다.
속이 좀 편해진다.
내일 아침까지 괜찮아져야 할텐데... 하며
자는 건지 누워 있는건지 한숨 못자고
아침을 맞는다.
다들 아침을 하시며 가필드 빨랑와서 쳐먹으로고 다독여 주시지만
목구녕으로 뭘 넘길수가 없다.
청개구리님 노루모도 이번엔 약빨이 먹히질 않고
큰숲님의 냄새안나는 정로환 네알도 효과가 없다.
이젠 물조차도 넘기길 겁이난다.
겨우 기어 반야봉에 오르고.
목은 마르고 물은 있어도 못마시고...
딸기님의 포카리음훼훼를 좀 마시니 몸에서 거부반응이 없는 듯 하다.
근데 양이 별로 남질 않았다.
먹은게 없어 기운은 한개도 없는데...
갈길은 너무 멀게 느껴진다.
부슬비를 감사히 맞는다.
땡볕에 날이 좋았다면 아마도 난 탈진 했을 것이다.
조금 더 내려가니
그 유명한 임걸령 샘터다.
저 샘을 마셔 말어 큰 고민 끝에
"못 먹어도 고!라 외치고
벌컥벌컥 들이킨다.
그리고...
시원함은 잠시뿐...
속쓰려 뒤진다.
겨우 내려와 성삼재에서 남들 식사를 구경만 하고 있으니
길 형아가 그런내가 불쌍했는지...
우황청심환 한알을 건내신다.
"효과는 장담 못하겠는데... 한번 해볼쳐?!"
성의가 너무 고마워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우걱우걱 씹는다.
겨우 내려와 목욕 한판 때리고 집으로 귀환한다.
"아무것도 못 먹었어 아니 먹을 수가 없어"
'왜?'
"그냥 먹으면 토해"
'병원가자'
"오늘 일요일이고 너무 늦었어 내일 가자"
'닥치고 따라와'
당직병원을 수소문해 의사 앞에 앉은 가필드...
"물만 먹어도 토해요. 저 불쌍하지 않나요?"
'닥치고... 급성위염 같은데... 주사 맞고 약 먹어보고 계속 그러면 다른 병원 가보세요'
"급성위염?! 주사는 꼭 맞아야 하나요?"
'쫄리면 뒤지시던가!?'
"쎈걸루다가 한방 놔주세효~~~"
신기하게 속이 너무 편해졌다.
그래도 속 다스리라고 마눌게서 죽 끓여 주셨다.
역시 마눌이 짱이다. 땡큐다!!!
갈마님께서 찍어주신 사진이다.
가필드 표정이....
"배가 너무 아파효~~~~~" 하는 것 같다.
에효~~~
이렇게 민폐산행은 끝이나고...
같이 했던 도움 주신 모든 일행분들 너무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