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실코스...
사실 두번째이다.
9년전 2004년 2월 마눌님과 눈덮힌 한라산, 눈꽃을 보겠다고 산행경험 전무, 아무준비, 정보 없이 그냥 제일 짧다는 이유만으로 오후 1시경에 올랐다가
윗세오름 500 여 미터를 남기고 엄청난 폭설과 눈보라를 만나 조난 직전 마지막 하산자(제주도민)를 만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 되돌아 내려왔던 코스였다.
그런 영실코스를 두 모녀에게 오전나절만 당신들끼리 놀아라 하고 새벽 댓바람 택시타고 다시 왔다.
영실휴게소.
영실매표소는 한참 아래 있다.
9년전 청바지 입고 영실매표소부터 아이젠차고 포장길을 한시간 올라오니 나타났던... ^^;
조금만 올라오면 보이는 병풍바위.
비 많이 온 다음날 오면 폭포를 볼 수 있다는데...
사진을 자세히 보면 두갈래의 폭포 흔적이 보일 것이다.
삐죽삐죽 올라온 것이 모두 기생화산이라는 오름이란다.
나도 한장. ^^;
정신 없이 올라오다 보면 이곳이 나오는데...
습지란다. 사진의 현무암 밑엔 물들이 고여있다.
그리고 조금 더가면
좁은문 통과한듯 바로 이런 멋진 광경이 펼쳐진다.
(지금 생각에 이 지점에서 조난을 당할 뻔 했다.
사진의 모든 것이 눈으로 덮혀 보이는 것은 풀한포기 없는 그냥 눈밭 그리고 10m 앞도 안보일 정도의 발자국도 바로 덮어버리는 눈보라...
그냥 A4용지 위에 방향잃은 두점이라 생각하면 딱 맞는...)
조금만 더가면 전망대가 나오고...
노루들이 뛰어논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다시 윗세오름쪽으로 가다보면 나오는 샘터.
사진을 자세히 보면 "쌀? 밥알?"들이 보인다.
누군가 대범한 용자가 이 근처에서 비박을 한듯... ㅎㅎㅎ
윗세오름 다왔다.
사발면으로 첫끼니를 때우며...
남서벽을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중이다.
날이 좋아도 너무 좋고 그래서 너~~~무~~~~~~ 더워 가기가 싫어졌다.
하지만 안갈수도 없는.....
못 먹어도 "궈"다!!!
윗세오름에서 남서벽 가는길은 쥬라기파크 느낌이 난다.
무슨 소린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가보고 안다. ^^;
남서벽의 왼쪽면이다. 오른쪽으로 끼고 돌아서면 남서벽이 보인다.
저 넘어는 백록담일 테고...
남서벽이 조금씩 모습을 들어내고...
남서벽 전망대 바로 직전 방아오름샘
남서벽 전망대에 도착.
조금만 늦었으면 연무에 가려 못 볼뻔 했다.
남서벽전망대에 왠 젊은 사내가 홀로 널부러져 있었다.
내가 준비해간 귤을 건네니 대뜸 백록담으로 오르실꺼냐 묻는다.(이건 뭔소리?)
자기는 지역방송 촬영팀의 일원이고 허가를 받고 이쪽길로 오르려 했으나 길이 드럽게 잣같아서 포기하고 홀로 낙오하여 다시 내려와 이렇게 널부러져 있는 거라나?
갑자기 그길이 궁금해졌다. ;)
담번에 딸기님과 오면 조르리라~~~
새벽에 택시를 타고 오다 기사님에게 들은 얘기다.
전두환 전대통령 경호원들이 탄 비행기가 기상악화로 남서벽에 그대로 부딛혀 모두 사망했다는 얘기.
제주도민들은 모두 알고 있었지만 다들 쉬쉬했던 상황들.
그냥 그렇다고요.
남서벽 전망대와 바로 연결된 돈내코 방향길.
다시 윗세오름으로 회귀.
화장실에서 화장후 셀카한방.
어리목으로 하산.
남서벽길이 쥬라기파크 분위기라면
어리목방향은 텔레토비동산 윈도우즈 바탕화면 분위기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면 한번 와보시라는... ㅎㅎㅎ
한라산에 오면 꼭 보는 레일.
레일위로 수레와 사람이 가는 것은 처음 본다.
신기해서 한컷.
어리목 입구.
어리목 주차장이며
어승생악자연학습탐방로 이정표가 보인다.
연인들이 여럿 지나가는 것을 보니 산책길 정도 되는 것 같다.
담에 기회되면 갈꺼다. ^^;
혼자 한라산 가겠다는 바람난 서방 잡지 않고 보내줘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마눌님과 딸님에게 이 후기를 바칩니다. 파하~~~
'당일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악 공룡능선 (13. 8. 28.) (0) | 2013.09.15 |
---|---|
전남 고흥 팔영산에 가다. (0) | 2012.03.14 |
아빠와 함께 한라산을 오르다. (0) | 2012.03.14 |
북한산 숨은벽 능선 (0) | 2011.03.07 |
겨울 소백산 (0) | 2011.02.15 |